2020-02-25 Tue
 
풍납동 삼표공장 이전, 성수동공장도 불안
2020-01-06 12:36 27


올한해 서울 레미콘 품귀, 공사차질 빚나

레미콘운송업자들이 운행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하는 8/5제 도입에다 서울 성수동과 풍납동에 있는 삼표 레미콘 생산공장의 외곽이전 등이 겹쳐 내년 서울 시내 주요 공사현장에 ‘레미콘 품귀’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레미콘 업계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 신분인 레미콘 운송업자들은 운행시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하는 8/5제를 2016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운행시간 제한은 레미콘 운송업자들에게는 업무강도를 완화해 주는 것이지만, 내년 착공 예정인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의 기초공사 때는 1~2일을 쉼 없이 타설을 해야 하는 시공사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8/5제 시행 전에 기초공사에 들어갔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32시간 연속으로 트럭 5,300대 분량의 레미콘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내 대형 건설공사장의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묵은 이슈인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 이전 추진도 레미콘 품귀를 부채질 할 가능성이 커졌다.
성수동 삼표레미콘 공장의 경우 서울 전역의 공사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지만,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환경오염 문제 등의 이슈가 불거져 이전 요구가 더 강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물·시멘트·골재를 섞을 때 분리 현상을 방지하려면 ‘믹싱’ 작업 후 레미콘을 공사 현장까지 늦어도 90분 내 운송해야 한다”며 “삼표 레미콘 공장이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면 그만큼 운송비용 부담은 물론 서울시내 공사 현장의 레미콘 공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풍납동 삼표공장 역시 문화재 보호를 이유로 이전을 눈앞에 두고 있어 레미콘 품귀에 따른 서울시내 공사현장의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풍납동 삼표공장의 일일 생산 규모는 3,000㎥으로, 내년 1월 10일 토지 소유권이 삼표에서 송파구청으로 넘어가면 레미콘 생산이 전면 중단돼 물량 부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서울 시내 레미콘 공장들이 하나 둘 외곽으로 이전되고 있다”며 “서울시내에는 천마나 신일 레미콘 공장밖에 없어 GBC 착공 등이 겹치면 서울의 레미콘 공급이 원하는 규모만큼 제때 이뤄지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아파트 재개발 계획이 좌초되면서 공사물량이 급감해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GBC 착공 소식이 그나마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레미콘 업체가 8/5제 시행과 공장 이전 이슈 등으로 속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공장 외곽 이전에 따른 레미콘 운송비용 부담이 커지는 데다 8/5제 시행에 따른 적시 공급을 하느라 운송업자를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다.


삼표 풍납 공장이전에 경기권 레미콘사 기대감
GBC 착공 등 메머드급 물량 나오는데 ‘알짜’ 공급처 사라져

이처럼 삼표의 풍납공장 이전이 가시화되고 성수동 공장이전 압박이 커지면서 경기동부권 레미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영동대로 개발 등 매머드급 프로젝트가 예정된 상황에서 레미콘을 공급할 서울 내 공장이 하나 줄어들면서 인근 경기권에 물량 공급 기회가 올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송파구가 새해 1월부터 삼표 풍납공장에 대한 소유권 이전 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인근 경기권 레미콘사들이 운송형 믹서트럭을 증편하는 등 물량 잡기에 나서고 있다.
공장 내 2개 배치플랜트(B/P)에서 시간당 420㎥의 레미콘 생산이 가능한 삼표 풍납공장은 서울 동부권을 중심으로 연평균 60만㎥의 레미콘을 출하해왔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2018년 풍납공장 출하실적만 66만2972㎥다. 올해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를 감안해도 워낙 빼어난 입지 덕분에 60만㎥ 출하는 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초 업계는 풍납공장이 폐쇄돼도 삼표의 또다른 서울공장인 성수공장과 천마콘크리트의 강남공장, 신일씨엠의 송파공장이 공백을 메울 것으로 봤지만 신규 배치플랜트 증설이 이뤄지지 못했다.
게다가 급증한 권역 내 레미콘 수요를 감안하면 인접한 경기남동부권 레미콘공장의 힘을 빌지 않는 한 수급 안정이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1시간30분 내에 타설해야 하는 반제품인 레미콘 특성 때문이다.
이에 따른 경기권 수혜공장으로는 구리, 남양주, 하남, 성남, 용인은 물론 의정부와 광주의 공장도 거론된다.
지역별로는 △구리(성신레미컨) △하남(흥국산업, 우림콘크리트공업) △성남(한일시멘트, 쌍용레미콘) △용인(유진기업, 영산콘크리트) △남양주(유진기업, 에스피네이처, 장원레미콘, 건설기업, 산하) △의정부(정선레미콘) △광주(에스피네이처, 아주산업, 천마레미콘, 세진산업개발) 등 17개 공장이 수혜권으로 꼽힌다.
삼표 풍납공장의 물량이 17개 공장에 균등하게 배분된다고 가정해도 각 사별로 연간 3만5000여㎥의 추가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
현 납품가(㎥당 6만2000원)로 단순계산해도 연간 22억원가량의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침체로 레미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풍납공장, 나아가 이전시기가 정해진 성수공장 이전에 기대는 업체가 만만치 않다”라며 “벌써 레미콘 공급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믹서트럭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준비에 나선 곳도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노른자땅에서 내몰리는 삼표
대체부지 못구해 발동동

이처럼 서울 노른자땅에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고 있던 삼표는 현재까지 이전 대체부지 확보등의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서울밖으로 내몰릴 위기다.
레미콘 차량의 경우 일반적으로 1시간~1시간반 정도의 거리가 공급 반경임을 감안할 때 기존 영업권을 지키기 위해선 '인(in) 서울'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님비(Not In My Back Yard) 현상' 때문에 서울안에, 또는 서울과 최단거리내에 레미콘 공장터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서울지역의 레미콘공장들은 삼표의 풍납동공장, 성수동공장, 그리고 천마콘크리트의 세곡동공장(강남구), 신일씨엠의 장지동공장(송파구) 등이 있다.
대형레미콘사인 삼표가 4개 공장 중 절반을, 그것도 가장 요지에 레미콘 공장을 운영하며 서울을 중심으로 인근 지역에 레미콘을 공급해왔다.
삼표 풍납공장의 경우 1일 생산량은 3000루베(1루베=1㎥), 성수공장은 이보다 2배 많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삼표는 이같은 지리적 장점 때문에 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옛 한국전력부지에 계획하고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도 상당한 물량의 레미콘을 공급키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105층 규모로 지어질 GBC는 연면적이 91만㎡로 80만㎡였던 제2롯데월드보다 규모가 크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GBC는 40여 만대 정도가 동원됐던 제2롯데월드보다 많은 50만대 이상의 레미콘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에 있는 삼표의 2개 레미콘 공장이 모두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앞서 지난 연말 송파구는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시지방토지수용위원회(서울시지토위)에서 삼표산업의 풍납공장에 대한 수용재결을 인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지토위에서 산정한 공장 보상금 544억원을 주고 소유권을 삼표에서 송파구로 이전 절차를 밟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당초 송파구가 책정한 보상액 540억원보다 0.8%가량 늘어난 액수라는 점도 덧붙였다.
앞서 삼표의 풍납공장 부근에서 다량의 백제 토기와 건물터, 도로 유적 등이 발굴되면서 풍납토성이 백제 한성도읍기 왕성으로 추정돼 보호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2006년부터 송파구는 삼표와 협의를 진행해왔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삼표는 공장 이전 등을 비롯해 풍납토성 복원 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면서 "하지만 풍납공장에 종사하고 있는 레미콘차주들이 비대위를 구성해 반대하고 있어 제대로 된 보상금 산정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들의 생존권에 대한 대책도 추가적으로 마련돼야 하기 때문에 비대위, 구청과 추가 협의를 긴밀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풍납공장에는 현재 70~80대의 레미콘 차량이 운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레미콘차주는 대부분 개인사업자들이다.
성수공장도 오는 2022년 6월까지 공장 이전을 끝내야 한다.
앞서 서울시는 삼표 성수공장의 땅주인인 현대제철과 레미콘 공장 이전을 합의했다.
성수공장 부지는 현대제철이 소유한 2만2924㎡와 국공유지 5032㎡로 구성돼 있다.
삼표산업은 그동안 현대제철 땅을 빌려 레미콘공장을 운영해왔다.
서울시는 문을 닫게 될 성수공장터에 공원시설을 조성해 서울숲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문을 닫고 이전해야 할 삼표가 대체부지를 알아봐야하는데 아직까지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삼표가 이들 공장문을 닫고 새로운 자리를 마련한다고 해도 활동 반경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기존 영업권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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