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13 Fri
 
미세먼지 저감용 광촉매를 생산·시험하는 독일기업을 방문하고 나서...
2019-10-07 10:19 43

나는 올해 틈만 나면 숲속 길을 자주 걸었다. 그러다 보니 참 매미, 쓰르라미 매미 소리도 많이 듣게 되었고, 특히, 깊은 숲을 지날 때는 피톤치드도 조금 느낄 정도로 감각이 발달한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러시아 산불, 브라질 아마존 산불, 찜통더위, 온열 환자 등 소식도 유난히 많았다. 특히,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빙하가 녹는 속도나 양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아졌다는 뉴스는 마치 지구의 종말을 예고하는 듯하다. 나는 불과 몇년 전만해도 여름에는 찬 음료를 벌꺽 들이켜곤 했는데 이제는 몸에서 이런 것을 원하지 않는 듯하여 이열치열로 몸을 관리하고 있다. 그런 덕분인지는 몰라도 이번 여름은 큰 무리 없이 지낸 것 같다.

이제 우리는 가을의 초입에 서 있다. 계절의 변화는 물론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단지 아쉬울 뿐이다. 중학생 시절 고향 안동 참외 수박 원두막 위에서 책 읽던 생각이 난다. 상의는 벗고, 팬티만 입고, 기둥에 비스듬히 기대어, 여치 소리 들으면서 독후감 쓰려고 열심히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과 앙드레 지드의 좁은 문을 이번 가을에는 올드 버전으로 읽으려고 생각 중이다. 그러고 보니 최근 책을 사서 제대로 읽어 본지도... 대학 다닐 때가 아마도 정점인 것 같다. 그 당시는 손에서 문고판 책이 떨어진 적이 없었다. 태블릿 PC가 나오고 인터넷이 익숙해지면서 책을 직접 사서 읽어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렇지만 인기 있다고 하는 책이 있다면 바로 검색해서 왜 인기가 있는지, 저자가 누구이고 등은 바로 검색해서 찾아보는 버릇이 생겼고, 이제는 주로 영화를 통하여 해결하려고 한다.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 국민 실태조사에서 나타난 연간 평균 독서량은 한국의 성인은 8.3권이라고 한다. 일본은 40권 이외에 미국은 12권, 프랑스 20권, 이스라엘 유대인들은 60권 정도의 독서량을 갖는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보면 한국 성인 40%는 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은 연간 약 50권 정도의 책을 읽고 있다고 한다. 유대인들 수준이다. 독서가 주는 장점은 인간의 생각을 깊게 하고, 진지한 자기성찰을 도와준다. 생각하는 힘은 삶에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독서량이 적으니 한국 사람들은 너 나를 구분하지 않고 생각하는 힘이 약한 것이 아닐까?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한국 사람들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요즘 어떻게 지내요?”하고 물으면 대부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그렇게 지내고 있지 뭐…”라고 대답한다. 이럴 때가 아닌 것 같다. 요즘같이 주변국과 긴장하는 상황 속에서는 내공을 충분히 쌓아야 할 때이다. 순간순간 즉흥적으로 여론을 의식한 말싸움만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꾸준히 실력을 다져야 한다. 호시탐탐 우리의 비위를 건드리는 나라에는 강한 한 방의 펀치를 날리기 위해서라도....

각설하고, 나는 지난 7/7~11 독일을 다녀왔다. 3년 만에 비행기를 10시간 이상 타는 국가를 방문한 것이다. 10시간 견디려면 시차 극복 요령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밤을 꼬빡 새우면서 가서 도착 후 푹 자면 어느 정도 해결된다. 그러려면 기내에서 이벤트나 알코올 기운도 필요한데 다행히 좌석 여유가 많아서 편하게 해결했다. 비행기에서 제공해준 영화 7편(호텔 뭄바이 외)은 최근에 본 알라딘보다도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비행기는 어느덧 프랑크푸르트 암마인 공항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이곳은 과거 연구원 시절 신제품개발을 위해 자주 찾았던 공항이었고, 현지 안내를 도와주시는 필립산업 이 대표와 만나는 장소였다. 우리 일행은 첫 행선지인 풀다(Pulda)로 바로 이동했고, 아우토반에서 승용차의 계기판 240km/hr 표시를 확인하고는 잠시 모두는 눈을 감기도 했다. 물론 이런 속도라면 007 영화에서 보듯이 날개를 달면 양력을 받아 이륙도 가능한 속도이다. 또한, 그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도로의 제반 조건 등이 완벽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우토반에서는 보수한 부위를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우리의 방문 목적은 도로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방법을 자료에서만 보다가 직접 현지에서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방문하게 된 것이다. 풀다는 공항에서 1시간에 정도 떨어진 위성도시이고, 조용한 도시였다. 이곳은 도시를 리모델링하면서 과거 부분을 없애 버리지 않고 조화시킨 점이 특이했다. 주변에는 전통방식 호텔, 상가, 그리고 야외 광장에서 연인들이 맛있는 음식과 맥주로 식사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 일행도 이곳 분위기에 편승하여 하루를 정리하고 있었다. 독일은 요즘 자주 이상기온을 보인다고 한다. 아침은 7도, 낮에는 30도, 그러다 보니 아침에 패딩을 입고 출근하는 사람도 보인다. 첫날은 FCN사 연구소장의 안내로 광촉매를 사용한 도로 시험장 견학과 광촉매를 활용한 각종 제품이 어떻게 사용되고, 상품화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측정데이터의 신뢰도 관리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가 된 것 같다. 설명을 듣고 보니 모두 믿음이 가는 부분들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미세먼지를 저감한다는 현장에 가보면 재료나 시공 부분에서 허술한 부분을 많이 발견하게 되는데 여기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우리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 중, 동력 비행기가 무동력 비행기를 끌고 이륙하여 공중에서 풀어주면 자유롭게 활공하는 비행장도 구경하였다. 신기하고 위험할 것도 같은데 한번 도전해보려는 대기자가 줄을 서 있다고 한다. 독일인은 도전정신이 많은 민족임이 틀림없다. 두 번째는 린(RINN)사의 콘크리트 블록 전시장을 견학하였다. 제품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토록 한 넓은 세트장을 만들어 놓았는데, 콘크리트 제품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치 자연 암석과 한판 붙어보자는 느낌도 받았다. 한마디로 이곳에서 콘크리트 블록 제품의 정수를 본 것 같았다. 세 번째는 지방 국도 덧씌우기 포장에 유화 아스팔트로 시공하는 현장을 견학하였다. 전용 장비나 시공 품질(2시간 내 경화)도 손색이 없는 것 같았다. 작업자들은 시공 전 안전관리, 작업수칙, 작업 후 마무리까지 혀를 찰 정도로 완벽하게 처리하고 있었다. 그리고 3년 전에 갔었던 라인강 주변에 있는 157년 된 “유리게(Uerige)” 수제 맥줏집을 다시 찾았다. 여기서 주문한 학센요리는 역시 환상적이었다. 북적거리는 실내에서 도난 등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는 여권, 휴대폰을 술을 먹으면서도 자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왜냐하면, 독일은 개인신상 보호가 엄격하여 감시카메라가 별로 없단다. 따라서 사건이 나도 사후 확인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퀼른 성당은 지금도 상부층을 보수 중이었고, 광장 앞에는 무명 예술가들이 저마다 특기(바닥에 색분필로 그림, 오카리나 악기연주)를 보여주는데 감동되어 유로화 잔돈을 주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했다. 끝으로, 이번 방문 기회를 흔쾌히 만들어준 ㈜로드씰 문의성 대표, 방문 동안 일정 확인, 예약, 통역 등 꼼꼼히 챙겨주신 문성현 실장, 그리고 김두병 소장님께 깊은 감사를 전한다. (이상)

IP : 211.48.99.xxx